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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활 팁

어린이집에서는 잘 먹고 집에서는 안 먹는 이유

by 도유아카이브 2025. 12. 14.

많은 부모님들께서 어린이집 상담 시간에 이런 이야기를 듣고 놀라십니다.
“어머님, 오늘 점심 정말 잘 먹었어요.”
“반에서 제일 먼저 먹고 더 달라고도 했어요.”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숟가락을 밀어내고, 한 입 먹고 끝내거나, 아예 입을 닫아버립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걱정과 함께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잘 먹는데, 왜 집에서는 안 먹을까요?”
“집에서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집에서 안 먹는다고 해서 부모님의 양육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이 현상은 두돌 전후 아이들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모습이며, 아이의 발달 특성과 환경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잘 먹고 집에서는 안 먹는 이유

 

1. 어린이집은 ‘먹는 분위기’가 이미 만들어진 공간입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잘 먹는 가장 큰 이유는
개별적인 식사 공간이 아니라 ‘집단 식사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또래를 관찰하고 따라 하면서 배우는 존재입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주변 친구들이 모두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있고,
선생님께서도 일정한 톤과 방식으로 식사를 진행해 주십니다.

이 환경은 아이에게 다음과 같은 신호를 줍니다.

지금은 밥 먹는 시간이라는 명확한 인식

나만 먹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먹는다는 안정감

선택지가 많지 않아 고민할 필요가 없음

반면 집에서는

먹는 시간과 노는 시간이 섞여 있거나

부모님의 반응이 상황마다 달라지거나

아이의 행동에 따라 식사 방식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에게는 어린이집이 오히려
‘밥만 먹으면 되는 단순한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2. 집에서는 부모님에게 ‘감정 표현’을 더 자유롭게 합니다

두돌 전후 아이들은
부모님과 가장 안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집이 가장 편하고 솔직해질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집에서

짜증을 더 많이 내고

떼를 쓰고

하기 싫은 감정을 더 분명하게 표현합니다

밥을 안 먹는 행동 역시
단순한 식사 거부가 아니라,
“지금은 먹고 싶지 않아요”,
“내가 결정하고 싶어요”라는 감정 표현의 한 방식일 수 있습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선생님과의 관계 특성상 감정을 절제하고

정해진 규칙 안에서 행동하지만

집에서는
부모님이 받아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더 솔직한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집에서 안 먹는다고 해서
아이가 고의로 버티거나, 일부러 안 먹는다고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3. 집에서는 ‘선택권’과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압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상황을 빠르게 학습합니다.
특히 두돌 전후 아이들은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잘 기억합니다.

집에서는 다음과 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밥을 안 먹으면 과일이나 간식이 나온 경험

조금만 먹어도 “그래도 먹었네”라는 반응을 받은 경험

울거나 버티면 식사 시간이 끝난 경험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이렇게 인식할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굳이 밥을 다 먹지 않아도 된다.”

 

반면 어린이집에서는 정해진 시간 안에 식사가 끝나고

대체 음식이 바로 나오지 않으며 모두가 같은 흐름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협상의 여지 자체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집과 어린이집에서 식사 태도가 다르게 보이는 것은
아이의 영리함과 적응력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4. 집에서 밥을 안 먹을 때, 이렇게 대응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어린이집과 집의 식사 환경을 최대한 비슷하게 맞춰주는 것입니다.

 

집에서 실천해 보실 수 있는 방법

1) 식사 시간을 명확히 구분해 주세요.
놀이 중간에 밥을 먹이기보다는 “이제 밥 먹는 시간입니다”라는 신호를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식사 시간에 선택지를 줄이세요.
메뉴를 여러 개 제시하기보다는 한 끼에 준비한 음식 그대로 제공해 주세요.

3) 먹는 양에 대한 반응을 줄이세요.
“이만큼 먹었네”, “왜 안 먹어?”라는 말 대신 식사 자체를 자연스럽게 마무리해 주세요.

식사가 끝나면 미련 없이 정리해 주세요.
먹지 않았다고 다시 꺼내주지 않는 것이 아이에게 식사 흐름을 이해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4) 간식 시간은 식사와 분리해 주세요
밥을 안 먹었다는 이유로 간식을 앞당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접근하시면 아이에게 집에서도 점차
“밥은 정해진 시간에 먹는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됩니다.

 

집에서 안 먹는다고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린이집에서는 잘 먹고 집에서는 잘 안 먹는 모습은 두돌 전후 아이들에게 매우 흔한 모습입니다.

이것은 아이가 이상하거나, 부모님의 양육 방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아이의 발달 단계와 환경 차이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중요한 것은 집에서도 식사를 둘러싼 긴장을 줄이고, 일관된 루틴과 태도를 유지해 주시는 것입니다.

 

지금은 안 먹는 것처럼 보여도 아이의 몸은 필요한 만큼을 스스로 조절하고 있습니다.

부모님께서 해주셔야 할 일은 불안해하지 않고, 아이를 믿고, 식사 시간을 편안하게 지켜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밥을 먹는 날이 찾아오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