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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활 팁

책 싫어하는 아이에게 접근하는 방법

by 도유아카이브 2025. 12. 17.

책을 멀리하는 데는 아이만의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려 하면 도망가거나, 책을 덮어버리거나, 아예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 부모는 자연스럽게 걱정하게 됩니다. 다른 아이들은 책을 잘 본다는데,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책을 싫어할까,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는 거의 없습니다. 다만 지금 방식의 독서가 아이에게 맞지 않을 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책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 뒤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부모가 접근 방식을 바꿨을 때 달라질 수 있는 지점들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책 싫어하는 아이에게 접근하는 방법

책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거부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책 자체가 아니라 책을 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아이는 책을 즐거운 놀이로 느끼기 전에, 해야 하는 활동이나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하는 시간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아이일수록, 조용히 앉아 있는 독서 방식은 부담이 됩니다. 이때 아이를 책 싫어하는 아이라고 단정하기보다는, 아이의 성향과 맞지 않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기대,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는 압박,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한다는 규칙은 아이에게 책을 멀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책을 읽히려 하지 말고 책을 두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책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가장 효과적인 첫 단계는 읽어주려 애쓰지 않는 것입니다. 책을 읽히려는 순간 아이는 도망갈 준비를 합니다. 대신 책을 생활 공간에 자연스럽게 두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거실 바닥에 몇 권 놓아두거나, 아이 눈높이에 꽂아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이가 책을 펼치지 않아도 괜찮고, 장난감처럼 만져도 괜찮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책을 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책이 주변에 있어도 괜찮다는 인식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이 스스로 책을 집어 들었다면, 그 자체로 이미 첫 단계를 넘은 것입니다.

 

책을 읽지 말고 이야기해 주세요

책 싫어하는 아이에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책을 읽지 않는 독서입니다. 글자를 그대로 읽어주려 하지 말고,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접근해 보세요.

 

이 그림 뭐 같아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아
강아지 기분이 어때 보일까

 

이런 질문은 정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고, 엉뚱한 말을 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책이 시험지가 아니라 대화의 매개체가 되는 경험입니다.

책을 읽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라는 인식이 생기면 아이의 태도는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끝까지 읽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부모가 가장 내려놓기 어려운 기준 중 하나가 책은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책 싫어하는 아이에게 이 기준은 오히려 독이 됩니다.

한 페이지만 보고 덮어도 괜찮고, 같은 페이지를 반복해서 봐도 괜찮습니다. 책을 펼쳤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충분한 경험입니다.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내용의 양이 아니라, 책과 함께한 감정입니다. 억지로 끝까지 읽히는 경험은 책을 싫어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부터 시작하세요

책 싫어하는 아이도 관심 있는 주제에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동차, 공룡, 동물, 음식, 공사 현장 등 아이가 평소 좋아하는 대상이 있다면 그 주제의 책부터 시작해 보세요.

교육적이거나 유명한 책이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지금 아이에게 중요한 것은 수준이 아니라 흥미입니다. 좋아하는 주제의 책은 아이에게 책이 아니라 연장선 놀이로 인식되기 쉽습니다.

책을 통해 놀 수 있다는 경험이 쌓이면, 다른 주제의 책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할 수 있습니다.

 

독서 시간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책 싫어하는 아이에게 굳이 독서 시간을 따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이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놀이 중간에 잠깐 책을 펼치거나, 잠자기 전 한두 페이지를 보거나, 외출 전 대기 시간에 책을 꺼내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짧고 자연스럽게 접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책은 특별한 과제가 아니라 일상의 일부가 됩니다.

 

 

부모의 태도가 아이의 태도를 만듭니다

아이에게 책을 좋아하길 바라는 마음이 클수록 부모의 태도는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기대와 긴장을 아주 빠르게 감지합니다.

부모가 책을 즐기고, 강요하지 않고, 결과를 기대하지 않을 때 아이는 훨씬 편안해집니다. 아이가 책을 보지 않는 날이 있어도 괜찮다고 느낄 수 있어야, 아이도 다시 책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책을 좋아하게 만들려 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책도, 더 긴 독서 시간도 아닙니다. 지금 아이에게 맞는 속도와 방식으로 책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독서는 마라톤처럼 길게 이어지는 과정입니다. 잠시 멀어졌다가도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지금은 책을 덮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책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니까요.

부모가 기준을 조금 내려놓는 순간, 아이와 책 사이의 거리는 생각보다 빨리 좁혀질 수 있습니다.